Pianist Hyeyoung Song

June 14, 2008

[1.12.2008] A Letter for Youth

Filed under: Column — admin @ 10:09 pm

십대에게 띄우는 음악편지  
송혜영의 [음악의 날개 위에]

– 사랑하는 선에게

새해를 맞는 아침, 남편은 내게 짧은 연주를 부탁했다. 소박한 둘만의 연주회를 마치면서 나는 한 해를 아름다운 음악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새삼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살게 해 달라고 기도했던 나의 십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그 아침, 곧 열 여섯이 된다고 눈을 반짝거리며 웃던 네 생각에 오래 잠겼던 것은….

새해에 나는 훌륭한 음악회를 많이 찾아 다니는 네 모습을 꿈꾼다. 우리 주면을 조금만 둘러 보면 언제든지 좋은 음악회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다. 올 1월에 있을 안드레 와츠와 3월 랑랑, 4월 개릭 올슨과 안네 소피 폰 오터와 같은 유명 음악가들의 공연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달라스 마이어슨 센터와 포트워스의 배스홀, 시립 오케스트라와 아트홀, 미술관과 공원, 그리고 여러 음악대학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다양한 공연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다. 음악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들어 줄 이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과, 직접 찾는 자들에게 그것을 향유하는 온전한 특권이 주어진다는 것을 네가 몸소 알아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에는 평생 함께 하고픈 친구를 사귀듯 좋은 음반들을 네 곁에 많이 두도록 하여라. 바하의 첼로 무반주 조곡을 연주하는 거장 파블로 카잘스의 숨결로부터 음악이 인간에게 주는 순전한 위안을 네가 누려 보았으면 좋겠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에프게니 키신이 고작 열 두살 소년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신은 불공평하다고 입을 삐죽거릴지도 모를 네 모습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비 내린 오후 청명한 햇살에 비치는 물방울을 응시하는 너의 창가에 클라라 하스킬의 모짜르트가 들렸으면, 가끔씩 아무도 몰래 깊은 슬픔의 심연속으로 침잠하고플 때 차이코프스키가 널 홀로 외롭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실된 친구 한 사람이 우리 인생에 가지는 의미와 같이, 십대 때 이루어진 한 장의 명반과의 만남은 그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한단다.

또 새해에는 비단 음악회나 음반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네 삶이 음악으로 가득 차길 바란다. 우리는 종종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혹은 책을 읽거나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음악을 경험하기도 한다. 헤르만 헤세나 발자크의 소설을 읽다가 아마 쇼팽의 멜로디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단테의 신곡이나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었다면 리스트의 음악이 새롭게 이해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모네의 작품 속에 드비시가 황홀하게 펼쳐지고, 칸딘스키의 작품 속에 복잡한 쇤베르그의 음악이 형상화되는 순간을 너는 사랑하게 될 것이다. 신이 만든 모든 창조물과 인간의 예술작품 속에 존재하는 음악, 그것을 삶 속에서 깊히 경험하는 것만큼 즐겁고 값진 일이 또 있을까.  

마지막으로 새해에는 더 열심히 음악을 배우고 더 많이 나누기를 당부한다. 음악을 제대로 배운다는 것은 우리의 시간과 열정을 온전히 음악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음악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치열하게 고민하고 소중한 땀방울을 흘려본 이라면 어느 새 그의 삶도 아름답게 가꾸는 법을 체득하게 되리라. 내게는 어렸을 적 어머니가 흥얼거리시던 슈베르트가, 선생님이 부르시던 멘델스죤이 지금도 생생하다.

불꺼진 음악실에 모여 매일같이 음악회를 열던 여고시절, 친구들과 함께 나누었던 음악의 순수한 떨림은 나이든 내 가슴에 다시는 같은 모습으로 찾아 오지 않을런 지도 모른다. 한 사람이 음악을 사랑하게 되기까지는 반드시 함께 음악을 나누어 준 고마운 이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네가 누군가에게 바로 그 고마운 사람이 되어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랑하는 선아! 음악이 얼마나 네 영혼을 맑게 채색하고 생을 더없이 풍성하게 만들어 줄 지 생각만 하여도 나는 벌써 가슴이 뛴다.

‘그대 아름답고 즐거운 예술이여!/ 마음이 울적하고 어두울 때/ 그 아름다운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언제나 즐거운 기운 솟아나/ 마음의 방황 사라집니다./ 누구의 멜로디일까요./ 꿈결 같은 그 멜로디에/ 내 마음 어느덧 불타는 정열의 나라로 들어 갑니다./ 때로는 그대 하프에서 한숨이 흘러 나오고/ 때로는 그대의 달콤하고 성스러운 화음이/ 더 좋은 시절의 하늘을 내게 열어 보여 주었습니다./ 그대 아름다운 예술이여!/ 나는 그대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대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먼 훗날 드려질 네 삶의 진정한 고백이 슈베르트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 진다면…. 새해 아침, 나는 그렇게 행복한 네 꿈을 꾼다.

  http://www.thekonet.com/news/articleView.html?idxno=3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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